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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돌덩이)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책소개, 발췌문, 감상문

by 돌덩이, 2024. 2. 9.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지금부터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책소개 책추천 북리뷰 서평 독후감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래 글을 통해 책소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평 독후감 제작에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책소개

집굴뚝새는 자기 영역에 들어온 작은 새들을 죽인다. 어치는 다른 새들의 새끼를 잡아먹는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마거릿 렌클이 관찰한 미국 남부의 울창한 자연은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세계다. 하지만 마거릿 렌클은 자신의 정원에서 박새를 죽인 집굴뚝새를 미워하지 않는다. 귀여운 갈색빛 몸과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가진 집굴뚝새의 난폭한 본능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작은 몸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특성일 뿐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렌클이 죽은 박새를 발견했던 둥지는 잠시 비워졌다가 다른 박새의 안식처가 되었다. 렌클은 아름답고도 무심한 야생 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삶에 관한 지혜를 배운다. 미국 남부 지방 대가족 출신인 그녀는 수많은 친척과 함께 성장해 왔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 죽음은 아름답게 찾아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노쇠함은 늙어 가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도 짐을 지운다. 멋진 추억을 함께했던 기억들은 늙고 병든 몸을 가진 오늘 앞에서 쉽게 휘발해 버린다. 렌클은 자신과 남편을 키워 주었던 어른들을 돌보게 될 때마다 그렇게 지쳐 버리는 마음을 다독여야 했고, 그런 그녀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것이 바로 정원에 찾아오는 온갖 생물이었다. 지금껏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기쁨이나 오늘을 무사히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마저 지니지 않은, 오직 지금만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모으는 작은 동물들. 어느 청설모는 청설모 방지 새 모이통에 입을 들이대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씨앗을 하나씩 뽑아 먹는다. 그때 지금은 끝을 모른 채 이어진다. 그 작은 동물의 배가 부를 때까지. 태어나는 삶도, 저물어 가는 삶도 모두 각각의 기적적인 지금들을 갖고 있다. 치열하게 먹고 먹히면서도 꿋꿋이 번성을 꾀하는 자연의 흥망성쇠는 이 책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 흐름처럼 느껴지며, 거기서 탄생과 죽음은 공평하게 존중받는다. 자신의 온 삶과 이 세상을 허허로운 따뜻함으로 둘러싸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익숙하고 포근한 이불 같은 온기를 선사할 것이다.

 발췌문

다람쥐들이 내가 짐작하지 못하는 이유들로 게속 서둘러 건너가는 도로에서 이웃들이 조심해서 운전하면 좋겠다. 덤불 속에 사는 쥐잡이뱀이 너무 통통해서 다람쥐들이 만들어 놓은 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좋겠다. 우리 집이 그들의 피난처가 되면 좋겠다. 돌아갈 몫은 여전히 풍부하다꽃이 풍부하고, 씨앗이 풍부하고, 벌레가 풍부하다. 하지만 우리 정원에 사는 생물들은 공유하는 데 흥미가 없다. 그들에게 결핍이란 결핍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것이다. 진짜 위협과 상상 속 위협이 같은 반응을 유발한다. 나는 창가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 그들의 사나움이 상기시키는 인간의 모든 갈등을 떠올리면서. 모두들 알다시피 안개는 소리 없이 낀다. 하지만 시()에서 그러는 것을 제외하고는 조용히 내려앉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안개는 분주하다. 그것은 귀찮게 쫓아다니는 고양이와 할퀴는 참새를 마찬가지로 감춰 준다. 그것은 날카로운 나뭇가지를 무디게 만들고, 구부러진 잔가지를 펴 주며, 섬세한 녹색 그늘 속에서 모든 나무를 더 부드러운 모양으로 만들어 준다. 숲 깊은 곳에서 안개는 어린 가지와 실처럼 가느다란 줄기를 따라 보석들을 하나하나 깔아 두면서 숨어 있던 거미줄을 꿈의 풍경 속으로 일깨운다. 하늘에서는 어쩔 수 없이 아침 해가 타오른다. 하지만 세상은 당분간 안개에 속해 있다. 안개는 감추고 보여 주고 하느라, 우리가 아는 것을 감추고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을 우리 눈에 드러내느라 분주하다. 어떤 꿈에서 어머니는 우리 집 현관문 옆 옷장 안에서 자신의 옷걸이를 발견하고 짜증을 냈다. “왜 내 훌륭한 나무 옷걸이들을 전부 가져갔니?” 엄마가 물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으니까요.” 내가 대답했다. “엄만 돌아가셨어요.” .” 엄마가 말했다. “그럼 됐다.” 그 황금빛 가슴 깃털은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창백한 갈색이 되었고, 등에 다다르면 회색으로 변해 있었다. 그 회색 깃털은 애기여새에게 어떤 빛을, 빌려온 광채를 부여했다. 마치 햇빛을 받아 온종일 빛나는 눈()처럼. 때때로,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평소에도 절망적인 세계 뉴스가 더 절망적이 될 때, 이곳에 속해 있다는 무게는 떨쳐 내기 힘든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그럴 때 나는 어느 봄날 아침의 반짝임을 생각한다. 햇살 속에 서서 나비 정원에 물 주는 것을 생각한다. 정원 대부분에는 심지도 않은 잡초가 군데군데 자라나 있다. 그 잡초들은 손으로 잡아당겨 뽑아도 다시 자라난다. 나는 물을 뿌려도 동요하지 않는 아스클레피아스 위의 애벌레들과 정원에 사는 흉내지빠귀 한 마리, 화가 난 까마귀 세 마리에 쫓겨 머리 위를 활공하는 붉은꼬리말똥가리, 둥지 상자 꼭대기에 서서 자기의 짝인 암컷 파랑새를 보호하는 수컷 파랑새를 생각한다. 암컷 파랑새는 그 안에서 알을 낳고 있다. 나는 그날 아침을 생각한다여느 날 아침도, 여느 시간도 아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알이 되어라. 흉내지빠귀가 되어라. 잡초가 되어라.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할 때마다 감상문

집굴뚝새는 자기 영역에 들어온 작은 새들을 죽인다. 어치는 다른 새들의 새끼를 잡아먹는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마거릿 렌클이 관찰한 미국 남부의 울창한 자연은 아름다울 수만은 없는 세계다. 하지만 마거릿 렌클은 자신의 정원에서 박새를 죽인 집굴뚝새를 미워하지 않는다. 렌클에 따르면 집굴뚝새가 구애할 때 부르는 노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이며, 갈색빛을 띤 작은 몸은 무척 귀엽게 생겼다. 집굴뚝새의 난폭한 본능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 작은 몸을 갖고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특성일 뿐이다. 자연은 그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 렌클이 죽은 박새를 발견했던 둥지는 잠시 비워졌다가 다른 박새의 안식처가 되었다. 렌클은 아름답고도 무심한 야생 생물들을 바라보면서 삶에 관한 지혜를 배운다. 미국 남부 지방 대가족 출신인 그녀는 수많은 친척과 함께 성장해 왔고, 세월이 흐르면서 그만큼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다. 죽음은 아름답게 찾아오는 경우가 별로 없다. 노쇠함은 늙어 가는 당사자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게도 짐을 지운다. 멋진 추억을 함께했던 기억들은 늙고 병든 몸을 가진 오늘 앞에서 쉽게 휘발해 버린다. 렌클은 자신과 남편을 키워 주었던 어른들을 돌보게 될 때마다 그렇게 지쳐 버리는 마음을 다독여야 했고, 그런 그녀에게 가장 큰 깨달음을 준 것이 바로 정원에 찾아오는 온갖 생물이었다. 지금껏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기쁨이나 오늘을 무사히 보내야 한다는 절박함마저 지니지 않은, 오직 지금만을 향해 모든 에너지를 모으는 작은 동물들. 어느 청설모는 청설모 방지 새 모이통에 입을 들이대고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씨앗을 하나씩 뽑아 먹는다. 그때 지금은 끝을 모른 채 이어진다. 그 작은 동물의 배가 부를 때까지. 렌클은 이 작은 깨달음의 순간들을 공들여 묘사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담고 있는 교훈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는다. 이 책 속의 자연 이야기와 인생 이야기는 마치 서로를 비유하듯 마주 보고 있는데, 독자는 그 비유를 통해 인간이 이 자연 세계의 일부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먹고 먹히는 새들의 먹이사슬에 관한 이야기는 베트남전에 얽힌 저자 가족의 기억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자연이 때로 소박하지만 기적적인 순간들을 선보일 때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 역시 작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기억을 남긴다. 어린 시절 성당에서 할머니의 손등을 주물렀던 기억은 이 책에서 가장 덧없이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다. 나는 올리 할머니의 손을 내 손안에 잡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손가락을 가로질러 움직이게 하면서, 할머니의 손이 내 손가락 밑에서 물처럼 유연하게 잔물결을 일으키는 방식에 놀라면서 부드럽게 토닥인다. 올리 할머니의 피부는 할머니의 오래된 성경책과 비슷하다. 그 성경책은 종이가 얇고 모서리가 닳아서 부드럽게 느껴진다. 나는 외외증조할머니의 가운뎃손가락 관절 위 피부를 살짝 꼬집는다. 그런 다음 놓아준다. 그 피부가 몇 초 동안 내가 사는 시대보다 훨씬 전 시대 빙산의 능선처럼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지 확인하며 수를 헤아린다. 그것은 천천히, 천천히 내려앉는다. 천천히, 천천히 자신을 바닷속에 던진다.” 태어나는 삶도, 저물어 가는 삶도 모두 각각의 기적적인 순간들을 갖고 있다. 치열하게 먹고 먹히면서도 꿋꿋이 번성을 꾀하는 자연의 흥망성쇠는 이 책 속에서 하나로 이어진 흐름처럼 느껴지며, 거기서 탄생과 죽음은 공평하게 존중받는다. 자신의 온 삶과 이 세상을 허허로운 따뜻함으로 둘러싸는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익숙하고 포근한 이불 같은 온기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