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돌덩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책소개, 발췌문, 감상문

by 돌덩이, 2024. 2. 2.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지금부터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책소개 책추천 북리뷰 서평 독후감 관련 포스팅을 시작하겠습니다.  아래 글을 통해 책소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평 독후감 제작에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책소개

새로운 옷을 입고 찾아온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1977년 초판 출간 이후 2002년 세계사에서 재출간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의 전면 개정판이다. 25년여 이상 단 한 번의 절판 없이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산문집은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에세이스트로서 박완서의 이름을 널리 알린 첫 산문집이자 그의 대표작으로 꼽혀왔다. 세계사는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의 소중한 유산을 다시금 독자와 나누기 위해 제목과 장정을 바꿔 새롭게 소개한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 수록된 46편의 에세이는 작가로 첫발을 뗀 이듬해인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작가이자 개인으로 통과해 온 20여 년에서 인상적인 순간들이 담겼다. 또한, 호원숙 작가가 개정판을 위해 특별히 허락한 미출간 원고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의 수록으로 이 책의 의미를 더했다. 다시 읽어도, 언제 읽어도 마음 깊이 스며드는 박완서 작가의 글맛은 평범한 일상을 생생한 삶의 언어로 자유롭게 써 내려간 에세이에서 더욱더 선명히 드러난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체험하고 느낀 삶의 풍경이 오롯이 그려져 있어, 지금 읽어도 다시 생각해 볼 만한 유의미한 질문들을 건져 올리는 재미가 있다. 특유의 진솔함과 명쾌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글에서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까지, 올곧은 시선과 깊은 혜안으로 삶 이면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박완서 작가 에세이의 정수가 담겼다. 보통의 일상을 가장 따뜻하고 묵직하게 어루만지는 삶의 단편들을 리커버 특별판으로 다시 만나보자.

 발췌문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손님을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은 지나친 공경과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잘해주는 친척 집보다 불친절한 여관방을 차라리 편하게 여기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필요한 것이 알맞게 갖춰져 있고 홀로의 시간이 넉넉히 허락된 편안한 내 방이 언제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아릿한 향수와 깊은 평화를 느낀다. 언덕방은 내 방에서 청솔가지가 탁탁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탈 때의 활기찬 불꽃과 향긋한 송진 냄새는 내 향수의 가장 강력한 구심점이다. 낙엽과 청솔가지는 구들을 뜨끈뜨끈하게 데워줬을 뿐 아니라 좋은 화롯불이 되었다. 밥을 뜸들이고 나서 붉은빛이 도는 재를 질화로에 퍼 담고 꼭꼭 누르고, 가운데는 둥근 불돌로 재차 눌러놓으면 그 불이 온종일 갔다. 내가 잃은 동산에서 그러나 무슨 재주로 사람이 집어먹은 세월을 다시 토해 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결코 세월을 토해 낼 수는 없으리란 걸, 다만 잊을 수 있을 뿐이란 걸 안다. 내 눈가에 나이테를 하나 남기고 올해는 갈 테고, 올해의 괴로움은 잊혀질 것이다. 나는 내 망년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한 만추국을 갖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고추와 만추국에서 나는 내 마지막 몇 달을 철없고 앳된 시절의 감동과 사랑으로 장식하고 싶다. 아름다운 것에 이해관계 없는 순수한 찬탄을 보내고 싶다. 내 둘레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는 계절의 변화, 내 창이 허락해 주는 한 조각의 하늘, 한 폭의 저녁놀, 먼 산빛, 이런 것들을 순수한 기쁨으로 바라보며 영혼 깊숙이 새겨 두고 싶다.- 그때가 가을이었으면에서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감상문

봄을 기다리는 계절에 영원한 현역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 결정판 두 번째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가 출간되었다. 박완서 작가는 1970나목을 시작으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영원한 현역 작가로 여전히 우리 가슴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중일전쟁, 2차 대전, 6.25 등 박완서 작가를 스쳐 간 어마어마한 문화의 부피가 소설 안에 묵직하게 새겨졌다면, 그의 산문에서는 일상 속 다채로운 풍경과 소박하고, 단순하고, 아름다운 박완서 작가의 삶이 더욱 짙게 묻어난다. 1부에 수록된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는 단행본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원고로, 한국 문학의 두 거목 박경리 작가와 박완서 작가의 특별한 우정과 유대를 느낄 수 있다. 내가 걸어온 길에는 유년 시절부터 작가의 삶, 개인적인 삶, 가족과의 이별, 외로움 등 지나온 삶을 반추한 내용이 압축해 담겼고,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에는 동성동본 결혼 금지 제도에 대한 당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일화가 그려진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극단적인 편견, 태도를 날카롭게 짚어내는 작가의 시선에는, 지금 우리 주변의 갈등 상황에도 비춰볼 수 있는 유의미한 지점이 있다. 2부에 수록된 겨울 이야기에 등장하는 에너지 대책과 유류 절약에 대한 장면은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라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떠올리게 하고, 주말농장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도시와 지방의 격차와 이기주의의 단면이 그려지고 있다. 아울러 잘했다, 참 잘했다에서는 역사적 사건에서 망국의 아픔과 분단의 아픔을 함께 아울러 공감하는 한편, 아이에게까지 미치는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염려와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3부의 , 고추와 만추국, 그때가 가을이었으면에는 넉넉지 않은 벌이 안에서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생활인의 고단함이 담겼고,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에서는 지나친 사랑이나 까다로운 주문 대신 무게로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주고 싶은 부모의 깊은 애정이 그려진다. 작가가 된 이듬해의 작가로서 포부와 순수한 바람을 담은 코 고는 소리를 들으며에서는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 싶다던 박완서 작가의 소박한 소망, 진솔한 마음이 은은히 배어난다.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 위로의 문장들은 70, 80, 90년대를 지나온 어른이자 작가인 박완서의 통찰력 있는 시선, 무르익은 마음으로부터 나온다. 그의 이야기가 변함없이 우리 곁에 있기에, 우리는 우리 사회가 어떤 고민을 했고 또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운 작가의 목소리를 오롯이 만날 수 있는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의 책장을 펼치면 지금, 다시, 새롭게 돌아온 박완서를 만날 수 있다. 주변에 대한 따듯한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았던, 그래서 더욱더 많은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대작가 박완서. 그의 이야기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애써 찾지 않아도 날카로운 혜안과 따뜻한 인정, 희망을 잃지 않길 바랐던 한없이 깊은 그의 마음이, 사랑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